고등학교 역사책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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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고등학교 역사책 추천

by 새벽애옹 2023. 8. 25.

목차

  1. 거꾸로읽는 세계사
  2. 한국 고대사 산책
  3. 역사란 무엇인가

거꾸로읽는 세계사

지난 100년, 세계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거꾸로 읽는 세계사"는 유시민이 가려 뽑은 20세기의 결정적 장면을 통해 세계의 변화를 조망합니다. 초판과 전면개정판의 차이를 "20세기"로 요약할 수 있을 만큼, 현재는 20세기의 끝자락을 지나 21세기를 향해 나아가는 시점입니다. 이러한 시간적 거리를 통해 20세기의 중요한 사건들을 새롭게 분석합니다.

20세기는 사라지는 것과 새로 생기는 것이 빈번하게 일어난 시기였습니다. 세계전쟁 두 차례가 판도를 바꾸었고, 정치적인 사건인 볼셰비키 혁명, 기술적인 사건으로서의 핵폭탄 개발, 그리고 혁명적인 사건으로서의 디지털 컴퓨터 발명이 20세기를 지배했습니다(375쪽). 지금의 우리는 여전히 이러한 사건들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드레퓌스 사건(1장), 사라예보 사건(2장), 러시아혁명(3장) 등 20세기에 종결을 맞은 사건들은 그 너머에 담긴 메시지를 다양한 각도에서 해석할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초판 집필 시에 주목받았던 팔레스타인(7장)과 핵폭탄·핵무기(10장) 문제는 아직도 진행 중인 현대의 변화와 문제점을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정보입니다. 또한, 20세기를 구성하는 11가지 결정적 장면은 각각의 시대와 공간적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이들은 모두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통찰을 제공합니다.

"거꾸로 읽는 세계사"는 20세기를 마무리하며 우리의 변화된 역사관과 소회를 되돌아보는 에필로그를 담고 있습니다. 유시민은 이제 역사를 낙관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고백하며, 과학기술의 발전은 더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지만 기후위기와 핵전쟁에 대비해 무력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습니다(386쪽). 그의 성찰적인 문장들은 독자들에게 20세기의 의미와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한국 고대사 산책

고대인이 남긴 흔적, 현대 역사학자의 합리적 의심과 논리적 추론! 한국 고대사의 38가지 쟁점을 풀어 나가다. 시대사 또는 각국사로 담아내기 어려운, 한국 고대사의 6개 대주제

 

한국 고대사는 시대사 또는 각국사로 담아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예컨대 삼국시대의 경우 고구려, 백제, 신라를 따로 떼내어 각국사로 서술한다면 삼국 간 역동적이고 복잡한 상호 관계를 그려내는 데 한계가 있고, 시대사로 서술한다면 서로 다른 각국의 정치 발전 단계를 고려해야 하는데 이 역시 만만찮은 일이다. 그뿐 아니라 고대사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사료 비판의 문제라든지, 현재 시점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는 역사 왜곡 등의 문제를 파고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이 책은 한국 고대사의 입문서, 아니 더 나아가 한국사의 입문서, 역사학의 입문서라 할 수 있다. 역사학에서 가장 근본이라 할 만한 사료 분석과 비판을 바탕으로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서술해 나가기 때문이다. 시대사로 충족되지 못했던 고대 영역과 인물의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 유적과 유물에서 추리해내는 고대인의 삶과 사상 등, 이 책에 서술된 다양한 주제는 고대사를 이해하기 위한 필수 코스이다.

이 6개의 대주제하에 묶인 38편의 글은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어느샌가 고대인의 치열한 삶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고, 역사적 사실과 진실을 마주하는 태도에 대해 생각해볼 수도 있다.

판타지에서 벗어나 역사적 실체에 접근하다. 한국 고대사에 관한 ‘팩트 체크’

한국역사연구회를 대표하여 서문을 쓴 하일식 연세대학교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고대사의 영역에는 ‘사실 자체’를 판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은 편이다. 이 때문에 여러 의문이 생겨나고 서로 다른 주장을 내세워 논란도 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역사를 이야기할 때는 언제나 ‘사실’에 바탕을 두어야 하며, 과거와 현재의 관계 속에서 합리적으로 이해할 방향을 찾아야 한다. ‘영광스런 고대사’나 ‘광대한 영토’에 끌리기 쉽지만, 막연한 환상이나 아쉬움으로부터 비롯된 것은 아닌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현실에 대한 불만으로 과거에 대한 환상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고대사의 이 같은 특성 때문에 ‘유사 역사학’이 등장하고, 학문으로서가 아닌 정치의 입김이 작용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과학적 역사 인식은 반드시 필요하다. 오히려 고대사에는 더욱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태도가 요구된다.

역사란 무엇인가

‘단지 그것이 실제로 어떠했는가를 보여주는 것’─역사가의 고유한 목표에 대해서 그렇게 말한 랑케는 후대의 역사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그 일들이 어떠했는가를 누가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카 교수는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정식화하는 가운데 역사의 ‘사실들’은 역사가들이 ‘선택한’ 것일 뿐임을 보여주고 있다. 수백만 명이 루비콘 강을 건넜지만, 역사가들은 오직 카이사르가 건넌 것만을 중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모든 역사적 사실들은 그 시대의 규준에 영향을 받은 역사가들의 해석상의 선택의 결과로 등장한다.

그러나 비록 절대적 객관성이 불가능하다고 해도, 역사가의 역할은 결코 고통스러운 것은 아닐 것이다. 또한 역사는 참으로 매력 있는 학문이다. 카의 사후에 출판된 이 제2판은 R. W. 데이비스의 새로운 자료를 포함하고 있는데, 거기에는 제2판을 위한 카 교수의 노트의 주요한 결론들과 오늘날 서구의 지식인들 사이에 퍼져 있는 비관주의와 절망의 분위기를 반성하면서 ‘보다 건전하고 보다 균형 잡힌 미래의 전망’을 요구하는 저자의 새로운 서문이 소개되어 있다.

기념비적인 저서인 『소련사』의 저자 E. H. 카는 가장 탁월한 근대사가일 뿐만 아니라 역사이론에 공헌한 가장 소중한 인물들 중 한 명이다.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대화’

또는 ‘과거의 사실과 현재의 역사가의 대화’라는 것은 누구에게든 널리 회자되어온, 역사에 대한 카의 유명한 정의이다. 그러나 그 두 항목 중에서 카가 강조하는 것은 과거 자체 혹은 과거의 사실이 아니라 그것을 가지고 역사담론과 역사지식을 생산하는 ‘현재의 역사가’이다. 이미 지나가버린, 그런 의미에서 스스로 말할 수 없는 과거의 사실들을 대화의 장에 불러들이는 것은 현재의 역사가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카는, 과거는 현재의 역사가들이 가지고 있는 현실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에 따라 구성되며, 과거의 사실들이 어떠했는가보다는 역사지식을 생산하는 역사가가 현재의 사회와 현실에 대해서 어떤 문제의식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카는 역사가의 현재에 대한 문제의식과 그의 가치관은 결국 미래에 대한 전망과 연관된다고 주장한다. 과거를 돌이켜볼 때 인간은, 비록 우여곡절은 있었더라도, 더 나은 사회를 향해 발전해왔고, 그러한 진보의 과정 자체가 인간이 합리적 이성을 지닌 존재임을 역사적으로 증명한다. 따라서 미래에도 인간의 역사는 더욱 합리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고 진보할 것인데, 장차 과거가 되어 있을 현재의 사회가 더 민주적이고 더 평등한 사회로 진보해갈 것이라는 이 변화에 대한 신념이 현재의 역사가와 과거의 사실 사이에 이루어지는 대화의 성격을 결정하고, 과거에 대한 역사가의 인식 내용을 결정한다고 카는 말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