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팁 내기: 언제 어떻게 얼마를 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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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

미국에서 팁 내기: 언제 어떻게 얼마를 내야할까?

by 새벽애옹 2024. 2. 13.

우리나라 음식점에서 밥을 먹을 때 우리는 메뉴판에 써있는 금액을 지불하면 됩니다. 메뉴판에 18000원이 적혀 있으면, 18000원을 지불하면 됩니다. 메뉴판에 있는 가격에 음식값, 부가가치세, 식당에서 해주는 서비스 이용료가 모두 포함되어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미국에서 돈을 지불할 때에는 메뉴판에 있는 가격과 늘 다른 금액을 지불해야 합니다. 음식값이 $18이면, 총 내는 금액은 아마 $25 언저리가 될 것입니다. 오늘은 미국 음식점에서 계산할 때 생각해야 하는 세금과 팁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목록
1. 주 마다 다른 세금
2. 팁은 왜 내는 것일까?
3. 팁 계산하는 법
4. 신용카드로 계산하는 경우

1. 주 마다 다른 세금

미국에서는 모든 것을 구매할 때 적혀있는 가격표와 실제 지불하는 금액이 다릅니다. 이는 부가가치세 때문인데요, 한국에는 메뉴판에 최종 금액을 적는 것이 법으로 정해져 있으나, 미국에서는 세금을 별도로 계산하게 되어 있습니다. 세금은 주마다 다르게 책정되는데, 보통 3~9% 정도가 붙습니다. 세금에 대해서는 다음에 자세히 다루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2. 팁은 왜 내는 것일까?

미국의 팁문화는 1850년대 미국의 부유층들이 유럽 귀족들의 문화를 따랗면서 정착되었습니다. 남북전쟁 이후 노예해방이 일어나면서 기존에 노예제도 하에서 직업을 얻지 못했던 흑인들이 서비스업에 종사하게 되었는데요, 처음 노예제도가 철폐되고 인종간의 평등이 자리잡지 못했던 시기라 낮은 임금을 받게 되었고, 팁에 의존하게 되었습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반에는 팁문화가 더욱 발전했는데요, 이 기간동안 팁을 얼마를 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 그리고 팁을 점주와 종업원 사이에 어떻게 나누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심화되었습니다. 특히 1930년대 대공황을 겪으며 팁이 매우 줄어들게 되고 서비스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더욱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1960-70년대에는 미국 경제가 호황을 겪고, 노동자들의 권리와 인권에 대한 이슈가 떠오르며 팁 문화에 대한 공론화가 이루어졌습니다. 현대의 팁 문화는 이 시기부터 그 액수와 분배에 대한 기준이 정립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미국에서 팁은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버는 서비스직 종업원에게 식당에서 음식을 사먹을 수 있는 상대적으로 부유한 사람들이 부를 재분배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암암리에 종업원들에게 월급을 주지 않고, 팁만 가져가도록 하는 못된 점주들이 있기도 하고, 점주가 팁을 모두 가져간 뒤 일정부분을 취하고 종업원들에게 재배분하기도 하기 때문에, 서비스직 종업원의 입장에서 팁은 매우 중요한 벌이수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팁 문화

3. 팁 계산하는 법

그렇다면 팁은 어떻게 계산해야 할까요? 팁을 계산할 때에는 최소 음식값의 15%, 평균적으로 20%를 지불합니다. 하지만 이 경우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음식점에서 앉아서 서비스를 받고 식사를 하는 경우인데요, 이런 음식점에서는 주로 앉은 테이블에 담당 서버가 배정이 됩니다. 아마 "Hi, my name is OOO and I'll serve you all today."와 비슷한 말을 들으실거에요. 오늘 우리 테이블의 서비스를 담당하는 서버가 배정이 된 것입니다. 우리가 지불하는 최소 15%, 평균 20%의 팁은 이 서버에게 돌아가는 것이지요.

테이크아웃도 팁을 내야 하나?

하지만 테이크아웃 (미국에서는 TO GO)을 하는 경우에는 조금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To Go를 하는 경우에는 팁을 주지 않았지만 (서비스를 받은 것이 없으므로), 요즘은 물가가 많이 오르고 저소득층이 살기 힘들어졌다는 것을 감안하여 보통 10~15%정도의 팁을 지불하곤 합니다. 혹시 커피가 너무 저렴해서 15%를 계산해도 몇 센트만 나오는 경우에는 보통 $1를 팁으로 주는 것이 마음이 편합니다. 키오스크를 사용하거나 패스트푸드점 (혹은 스타벅스와 같은 대형 커피숍)의 경우에는 팁을 지불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데, 원한다면 팁을 낼 수 있는 옵션이 있기는 합니다. 

유의할 점

팁을 계산할 때에는 음식값, 세금, service charge (보통 봉사료라고 하는데 팁과는 별도입니다)를 모두 더한 최종 금액에 지불하고 싶은 퍼센티지를 곱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음식값이 $50, 세금이 $7, service charge가 $8이 나왔다면 최종 $65에다 원하는 퍼센티지를 곱하는 것입니다. 만약 단체로 방문하는 경우 약 22%로 팁이 고정되어있다고 매우 작게 메뉴판에 써있을 때가 있는데, 계산서를 잘 확인해 보시고 tip이나 gratuity (팁을 고급스럽게 표현한 말)가 포함되어있다면 별도로 팁을 내지 않아도 됩니다.

4. 신용카드로 계산

현금으로 팁을 계산할 때에는 적당한 금액을 테이블 위에 두고 가거나, 혹은 잔돈을 받지 않으면 되는데요, 요즘은 현금을 잘 사용하지 않고 신용카드를 사용하다보니 처음 경험하시는 분들은 팁을 어떻게 지불해야 할지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보통 식사를 마치고 bill을 달라고 요청하면 이처럼 두개 (혹은 세개)의 영수증을 주는데요, 하나는 왼쪽에 보이는 실제 어떤 것을 먹었고 얼마를 지불해야 하는지 상세히 적힌 영수증, 오른쪽에 보이는 Customer Copy, 그리고 Merchant Copy 이렇게 세개를 보통 받습니다. 왼쪽에 보이는 상세 영수증이 없는 경우도 있어요. 

식당에서 나올 때에는 TIP이라고 쓰인 곳에 지불하고자 하는 팁의 액수를 적고, 아래 TOTAL에는 팁과 구매금액을 합친 총 합계 금액을 적으면 됩니다. 나오실 때에는 CUSTOMER COPY를 가지고 나오고 MERCHANT COPY는 두고 나오면 되는데요, MERCHANT COPY는 식당이 기록용으로 갖는 것으로 식당 영업이 끝나고 마감할 띠 이 영수증으로 최종 신용카드 거래를 완료합니다. 

가끔 식당이 당일에 마감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런 경우에 우리가 사용한 신용카드 기록을 보면 가끔 (아래의 영수증을 기준으로) $113.51만 찍힐 때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나중에 신용카드가 최종 승인이 날 때 팁을 포함한 최종 금액으로 거래가 완료되게 됩니다. 아마 팁이 포함되지 않은 금액이 신용카드 거래내역에 나올 경우 아래에 pending (처리중)이라고 적혀있을 텐데요, 아직 거래가 최종 완료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왼쪽 아래의 영수증에 보면 Nicole이 우리의 서버였다고 서버의 이름도 적혀있네요!

미국 팁 문화 영수증
미국 식당의 영수증